롤리생각

어린이 교육과 정리-정돈

초등부 고학년 친구들한테 가끔 말해 줍니다. 
"공부는 책상과 서랍 정리하는 것과 비슷한 거란다. 머리 속에 종류별로, 내용별로 미리 잘 구획 정리해 놓고, 필요한 때에 바로 꺼내서 쓸 수 있도록 준비하는 거란다. 특히, 시험공부는..."

어디에 뭐가 있는지, 이것이 다른 것들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미리 잘 정리-정돈해 놓아야 필요한 때에 찾아서 유용하게 쓸 수가 있게 됩니다. 뒤죽박죽 엉켜 버리면 혼란(동)이 일어나기 쉽고, 효율이 떨어지게 됩니다.영어로 얘기하자면 'Put into order'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실과 지식들에 질서를 부여하고 의미 연관을 지워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오래 기억되고 바로 찾아서 요긴하게 쓸 수 있습니다. 기업에서도 6시그마니, 3정5S니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이런 말을 해주면서, 친구들의 책상과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찢긴 종이쪽지, 지우개똥, 부러진 연필심 등을 진공청소기로 치워 줍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정돈하는 모습을 우정 보여 줍니다. 
"선생님이 너희들 교실을 수시로 청소하는 것도 사실 너희들과 함께 공부하는 거란다. 이제 선생님이 왜 자주 드나들면서 청소를 하는지 알겠지?"
"?!"

주변이 정돈돼 있지 않고, 불결하면 사람 마음이 흐트러지기 쉽습니다. 아무렇게나 해도 될 듯싶고, 책임감도 자존감도 희미해질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 차이가 (기술적인, 현상적인 차이를 너머) valuation, 즉 가치(격)과 직접적으로 연동될 수도 있습니다. 호텔과 여인숙의 차이처럼요(물론, 여인숙이 나쁘고 안 좋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가끔 TV에서 쓰레기 더미 집에서 사는 어린이들을 보노라면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픕니다. 지금 당장도 문제지만, 그 아이들 심연에 자리할지도 모를 심리적 정서적 영향이 두렵습니다. 

모름지기 정리-정돈된 환경에서 생활한 어린이들이 학업성취도와 학습주도력도 자존감도 높을 겁니다. 나중에는 스스로도 할 수 있도록 지도 받아야 합니다. 청결에 대한 강박도, 과거 일제 잔재의 강압적인 환경미화도 문제겠습니다만, 요즘은 오히려 어린이 생활환경과 기초생활습관에 대해서 어른들이 너무 무심하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어린이 영어교육,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요, 인풋(Input)과 아웃풋(Output)을 감안한다면... 제주 등 특수지에만 허용할 것이 아니라 말입니다. 그리고 꼭 독립학교 형태여야 할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어린이 영어교육을 골몰하다 보니 이런 생각에까지 이르게 됩니다^^